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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서울 은평구 불광천 벚꽃 길 산책, 그리고 오마카세 찐 맛집 (스시온도)

 

 

 

 

 

 

집 근처에 불광천이라는 곳이 있다.

한강으로 이어지는 꽤 큰 개천인데 이 곳의 벚꽃길 사진이 아마 꽤나 유명해진 것으로 안다.

매년 봄이 되면 응암역에서 증산역까지 약 지하철역 3~4정거장 되는 거리가 온통 벚꽃으로 뒤덮인다.

코로나 시기에 시간을 내서 오래 머무르기엔 적절하지 않아 

평소 예약하기 힘들어서 몇달만에 예약 성공한 오마카세 맛집 스시온도 방문겸 산책을 하였다.

불광천변에 바로 있어 집에서 스시온도까지 걸어가며 찍어보았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하얀 길. 

오랜만에 보니 더욱 장관이다. 동네지만 봄마다 감탄스럽다.

코로나라 그런지 코로나 이전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시기가 좋지 않아 오랜시간 머무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

 

지나가면서 나는 향기가 꽃향기인지 사람들의 향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걷는 내내 마스크를 뚫고 은은하게 퍼졌다.

 

 

 

 

 

 

 

 

 

 

개천 아래쪽에도 이렇게 벚꽃이 가득하다.

하지만 개천 위 불광천 인도에 양쪽으로 쭉 늘어선 벚꽃이 정말 아름답다.

 

 

 

 

 

 

 

 

 

이렇게 개천 윗쪽 인도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터널이 생겼다.

봄마다 생기는 벚꽃터널.

밤에 아르바이트 끝나고 이 길을 걸어서 집으로 갈 때

잠시 고단한 삶을 잊었던 때가 생각난다. ( 지금은 걸어도 안잊히는 이 삶의 고단함...퇴사가 답인가 )

엄지왕자도 사진을 찍고싶은지 고장난 핸드폰 카메라어플을 뒤적이며 애를 쓰고 있다.

 

 

 

 

 

 

 

 

 

사진으로 보이는 인도는 실제로 매우 좁다.

코로나 이전에는 이 도로가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지만

시기상 벚꽃이 만개했는데도 도로는 여유로웠다.

사진찍으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핸드폰을 슬쩍꺼내 셀카를.... (빠르게 포기했다)

 

 

 

 

 

 

 

 

 

걷다보니 엄청 귀여운 말라뮤트 아가들이 있었다.

여러마리 한번에 산책을 시키시는건지 뭔지는 잘 모르겠다.

정말 귀엽다. 매일 우리 호찌만 보다가 다른 동물을 보는 것은 오랜만이다. 정말 귀엽다.

아주머니가 강아지를 들고서 이럴때 찍으셔! 얼른 찍으셔! 하시길래 얼떨결에 빠르게 찍었다.

(Feat. 강아지 주인 따로 있음)

 

 

 

 

 

 

 

 

벚꽃잎을 맞으며 누워있다. 귀여운 강아지들.

 

 

 

 

 

 

 

 

걷다보니 스시온도 도착.

몇달 만에 예약에 성공했다.

예약이 너무 힘들어 기념일에 맞춰서 예약하기는 거의 불가능해서

예약 성공한 날이 기념일이 되었다.

사실 벚꽃이고 뭐고 이거 먹고싶어서 벚꽃은 제대로 느끼지 못해버렸다. 먹기 위해 사는 것인가.

 

( 사진은 먹고 나와서 찍은 것이다. 먹는게 더 급했다. 엽서는 사장님께서 직접 그리신 그림 엽서 )

 

 

 

 

 

 

 

 

 

 

이 곳은 무조건 예약만 가능하다.

들어가면 내 자리는 이렇게 이미 셋팅 돼있다.

내부는 매우 아담하고 아늑하다. 약 9석? 10석? 정도 있는 것 같다. (더 적을수도..)

 

내가 올린 사진 순서는 가게에서 나오는 오마카세 순서는 아니다.

맛집 관련된 게시글을 적을 생각은 딱히 없었기에 사진을 많이 찍지도 않았을 뿐더러

난 지금 맛집 리뷰를 적고 있는게 아니다.
정보성은 거의 없다.

실제로는 훨씬 종류가 다양하고
짜임새 있는 탄탄한 구성이다.

 

 

아래는 내가 먹었던 오마카세 중 일부이다.
순서는 엉망이다.

 

 

 

 

 

 

식전음식.

누룽지탕 맛이 나는 계란찜.

어머니께서 횟집을 운영하셨던 터라 자주 먹었었다.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것 같다. 옛날생각 물씬.

 

 

 

 

 

 

 

 

성게알 후토마끼.

정말 맛있다. 성게알이 살짝 철이 지나 쓴맛이 조금 올라온다고 설명해주셨는데 그래도 맛있다.

성게알이 제철일 땐 도대체 얼마나 맛있었을 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성게알과 아래 다른 사시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요리왕비룡의 '미미' 가 바로 머리에 스친다.

 

 

 

 

 

 

 

정말 맛있다..

사진을 보는데 어떤 스시였는지는 생각이 안나고
맛은 또렷하게 기억난다. 군침돈다.

 

 

 

 

 

 

 

 

위에껀 학꽁치? 였던 것 같다.

특이해서 기억이 난다.

아주 기름지고 쫄깃한 식감이 생각난다. 맛있었다.

 

 

 

 

 

 

 

 

 

 

 

이거 정말 맛있었다.

이것도 뭔지 모른다. 입 안에서 그냥 사라져 버린다. 정말 맛있다.

 

 

 

 

 

 

 

 

 

정말.. 정말 진심으로 맛있다.

정말 맛있다. 맛만 생각이 난다.

다시 적지만 이건 정보성 맛집 글이 아니다. 그냥 맛있었다고 적는 글이다.

 

 

 

 

 

 

 

 

 

이건 참치였던 것 같다.

정말 맛있다. 맛있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정말 맛있었다.

 

 

 

 

 

 

 

 

 

 

위 사진처럼 소금을 올려주는 스시가 몇가지가 있다.

소금을 찍어먹은 건 처음이었는데 회의 풍미가 더욱 살아나 정말 맛있었다.

 

 

 

 

 

 

 

 

이 전복내장 코스 개인적으로 정말 맛있었다.

전복 내장을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사진만 봐도 침이 꿀떡.

 

 

 

 

 

 

 

 

 

전복내장에 전복을 곁들여 먹으면 이렇게 남은 내장에 밥알을 하나 올려주신다.

이게 거의 나온 코스 중 최고로 맛있었던 것 같다.

워낙 전복내장을 좋아하기도 하고 맛 자체도 정말 진했다.

심지어 이 밥을 주는 센스라니. 취향을 저격당해 버렸다.

 

 

 

 

 

 

 

 

 

 

가지요리 3종. 가지스시는 처음인데 정말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푸딩도 정말 부드럽고 토핑으로 올려진 딸기도 어찌나 탱탱하고 잘 익었는지 호로록 넘어갔다.

양이 너무 많아 마지막엔 배가 찢어지기 직전의 느낌이었음에도 이 푸딩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거의 20개 넘는 메뉴들이 나온 것 같다.

콜키지 만원만 추가하면 밖에서 주류는 가지고 와도 되는 시스템이라 다들 화이트와인을 함께 챙겨왔다.

하지만 난 미리 알아보지 않고 방문하여 아사히 한병 시켜 곁들였다. 

다음엔 와인이나 사케를 들고 와야겠다.

 

 

 

 

 

 

 

 

 

 

7시부터 시작하여 가게에서 나올때는 9시 정도였다.

2시간 내내 모든 오마카세 코스에서 어떤 음식인지, 어떤 생선의 어떤 부위인지 상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어떻게 먹어야하는지까지 알려주시며 천천히 즐기니 오감으로 맛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이 음식은 어떤 지역에서 주로 먹는 음식인데

원래는 어떻게 조리하는데 사장님께서 어떻게 변형을 하였는지, 왜 그렇게 조리했는지 등등
스토리텔링까지 완벽했다.

 

한명한명 눈을 마주치며 오마카세를 진행하시고
중간중간 스몰토크를 하시는 부분까지 완벽.

 

예약할 때까지만해도
어찌나 예약하기 힘든지,
얼마나 맛있길래! 라며 두고봐라 하는 마음이었는데

2시간동안 사장님은 모든걸 납득시켰다.

 

실제로 식사시 나와 엄지왕자를 제외하고
함께 식사한 분들은 모두 단골손님이었다.

한번 온 손님은 대부분 재방문하는 듯 하고,
나 또한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은평구 근처에 거주한다면 꼭 한번은 방문하길 추천.

누군가에게 음식점은 잘 추천하지 않는데 여긴 가까운 사람에게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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